많은 회사가 ‘AI 활용’을 열심히 홍보하며 보고서 수치는 그럴듯하게 꾸미지만, 재작업과 야근의 부담은 고스란히 일반 직원들에게 돌아간다.
월요일에 주간 회의가 있어서 보고서를 쓰고 있는데, 절반쯤 쓰다 막혀 버렸어. 네가 한번 들어 봐.
네가 원래 보고서는 제일 빨리 쓰잖아? 무슨 일 있어?
지난주에 상사가 AI를 사용해서 하루 만에 짧은 동영상 대본을 100개씩 만들라고 했어. 다들 억지로 일주일 동안 해내서 고객에게 넘겼는데, 세 번이나 반려됐어.
세 번이나? AI가 쓴 결과물에 문제가 그렇게 많았어?
언뜻 보면 꽤 그럴듯한데, 자세히 보면 온통 허점투성이야. 게다가 한 글자씩 전부 고쳐야 했지. 결국 동료 몇 명이 밤을 새워 직접 열 편을 썼고, 그제야 고객이 마지못해 승인했어. 그런데 상사는 주간 회의에서 이렇게 말하래. 우리 팀이 이미 ‘AI 전 과정 효율 향상’을 실현했다고.
그거 그냥 상사한테 보여 주기식으로 하는 거 아니야? AI로 한 시간을 아꼈는데, 나중에 세 시간을 들여 보완한다면 대체 누구의 효율이 향상된 거야?
무슨 말인지는 알아. 하지만 지금 회사에서는 누구나 AI 이야기를 하잖아. 내가 쓸모없다고 말하면 상사는 우리 팀이 뒤처졌고 도구를 사용할 줄 모른다고 생각할 거야.
네가 AI가 쓸모없다고 말하는 건 아니잖아. 실제로 어떤 부분에서 수고를 덜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요한지 분명하게 쓰면 돼. 고객의 수정 의견도 넣어. 그게 무엇보다 설득력 있을 테니까. 안 그러면 다음에 상사가 200개를 요구했을 때 야근하는 사람은 여전히 그 몇 명일 거야.
그것도 맞는 말이네. 공은 AI가 가로채고 야근은 동료들 몫이라니, 나부터도 못 봐주겠어. 좋아, 사실대로 쓸게. 다만 월요일에 상사가 듣고 나면 표정이 분명 안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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